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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날 vs 맨유 : 크고작은 미스가 너무 많았던 맨유
    경기 감상 후기/Other League 2019. 3. 11. 23:19






     최근 EPL에서는 챔스 진출권을 놓고 토트넘, 첼시, 아스날, 맨유가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그 중 두 팀인 아스날과 맨유가 시기 좋게 만났는데, 경쟁자인 토트넘과 첼시가 모두 승점을 드랍함으로써, 


    이 경기에서 이긴다면 3, 4워 싸움에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기에 많은 관심이 쏠린 한 판이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양 팀 모두 많은 준비를 해왔고, 치열한 혈투 끝에 결국 미소는 아스날이 지었다. 


    아스날은 어떻게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을까? 아니, 질문을 바꿔서 어떻게 맨유가 이 경기를 놓치게 되었을까? 


    맨유가 저지른 실수들이 이 경기의 결과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맨유는 원정길이기도 하고, 배후공간을 빠르게 노릴 수 있는 오바메양과 외질을 의식한 탓인지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시작했다. 


    아스날의 수비수들이 공을 잡아도 딱히 대처를 하지 않고 달롯을 우측, 포그바를 좌측에 둔 4-4-2의 전형으로 수비 형태만 잡아 놓았다. 


    공이 하프라인 근처에 올 때 - 혹은 쟈카에게 공이 갈 때 - 본격적인 압박을 가했다. 


    아스날이 본격적인 공격작업을 수행하러 무게 중심이 맨유의 진형으로 옮겨졌을 때, 컷트 후 빠른 역습을 진행할 계획으로 보인다. 


    이는 먼거리도 보다 정확히 연결해줄 수 있는 포그바와 빠른 발을 가진 래쉬포드와 루카쿠가 있기에 충분히 가능한 전술이었다. 


    솔샤르 감독은 아스날 원정임을 고려해 안정적인 스타트를 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솔샤르 감독의 의중과는 다르게 아스날이 전반 초반 꽤 여러번의 공격 찬스를 잡았는데, 


    이는 맨유가 수비 상황에서 자잘한 미스가 많았기 때문이다. 





     위 장면은 전반 4분경 달롯의 헤딩 미스에서 시작된 아스날의 공격장면이다. 


    골킥의 낙하지점을 잘못 포착한 달롯을 이기고 콜라시나치가 공중볼을 따낼 때 이미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은 간격이 꽤 벌어져 있었다. 


    빠른 발의 오바메양을 의식해서인 탓인지 수비수들이 멀리 물러나 있는 바람에 외질의 정면에 넓은 공간이 주어져있다. 


    또한 표시는 하지 않았지만 오바메양 역시 영의 뒷공간으로 얼마든지 돌아들어갈 수 있는 상황.





     위 장면은 쟈카의 선제골이 터지기 직전 장면이다. 


    포그바의 뒤늦은 수비 가담으로 이미 수비 형태는 무너져 메이틀렌드-나일스 앞에 많은 공간이 벌려져 있는 상태. 


    마티치는 램지를 마크해야하기 때문에 나일스를 맘대로 막을 수 없는 상황. 


    심지어 마티치-프레드라인과 공격 라인간의 간격은 너무 많이 벌어져 쟈카 앞의 공간은 엄청 넓다. 


    나일스가 전방으로 볼을 보내는 판단으로 공이 맨유에게 넘어갔지만, 쟈카에게 줬어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위 장면은 쟈카의 선제골 장면이다. 쟈카가 중거리 슛을 때리기 직전인데, 


    이번엔 쟈카를 아무도 마킹하지 않은 채 미드필더라인과 수비라인이 지나치게 가깝다. 


    저 사이에 많은 수의 아스날 선수가 위치해  침투를 노리고 있지도 않다. 


    만약 저정도로 라인을 가깝게해 아스날을 막아 낼 생각이었다면, 


    루카쿠와 래쉬포드, 최소 둘 중 한 명도 내려와서 같이 수비 형태를 취했어야했다.


    결국 데 헤아의 판단 미스까지 더해져 맨유가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차분히 접근해 기회를 노리던 맨유가 선제골을 먹음으로써 모든 플랜이 바뀌게 된다. 


    이 골을 시점으로 맨유는 좀 더 활발하게 공격에 나선다. 물론, 활발한 전방압박까지 포함해서. 


    문제는 맨유가 전방압박을 시행하면서 라인간의 간격이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레노가 몬레알에게 패스를 연결하자 루카쿠, 래쉬포드, 포그바가 활발하게 전방압박에 가담하고 있지만 


    수적에서 밀릴리 없는 아스날은 편하게 쟈카에게 볼을 연결한다. 보다시피 쟈카에게는 광활한 공간이 주어진 상황.


    이 전방압박이 유효하려면 마티치도 같이 쟈카를 압박하고 있었어야했다.





     이 장면은 방금 설명한 장면에서 이어진 장면이다. 쟈카가 볼을 받고 조금 끌고올라와 옆의 램지에게 내줬다. 


    램지에게는 너무나도 선택지가 많다. 맨유의 중원라인과 수비라인이 너무 멀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램지를 마주보고있는 마티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위기에 빠진다. 


    이 후 램지는 라카제트에게 연결, 결국 마티치는 라카제트에게 붙게 되고, 외질에게 또다시 공간이 주어져 외질에게 공이간다. 


    결국 막히긴 했지만 맨유의 전방 압박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아스날이 3백을 사용하고, 그 위에 쟈카가 볼을 받기위해 준비하고 있는데다, 양 윙백들이 횡적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데, 


    꼴랑 루카쿠, 래쉬포드, 포그바 이 셋으로 전방압박을 진행한다는건 어불성설이다. 


    이미 아스날이 숫적으로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3명을 통한 전방압박이 성공하긴 힘들다. 


    이 외에도 맨유의 간격 조절 실패 등 자잘한 수비 실수로 아스날에게 좋은 공격기회를 헌납하고 말았다. 






     반면 아스날은 꽤 많이 준비를 해온 것이 보였다. 


    맨유와 다르게 전방압박을 실시할 때도, 3백이 라인을 높게 끌어올려 간격과 간격 사이가 상당히 촘촘했고,


    이는 맨유가 압박을 뚫어내는데 고전하게 만들었다.


    또한 라인간의 간격이 좁다보니 맨유가 압븍을 뚫고 중원지역으로 나와도 공격을 쉽사리 전개하기 어려웠다. 





     라카제트가 마티치를, 마티치가 쇼에게 연결하자 바로 나일스가, 다시 마티치에게 라카제트가, 래쉬포드에게는 코시엘니가, 


    포그바에게 연결되는 공은 다시 램지가 커트. 


    선수의 배치가 촘촘하니 전방압박의 강도가 상당히 높아 맨유가 빠르고 거칠게 볼을 처리할 수 밖에 없었고, 


    분명 램지에게 잘릴 수 밖에 없는 패스였음에도 어쩔 방도가 없었던 것이다. 


    맨유가 압박을 가할때 마티치가 쟈카를 압박했어야 유효했을거라고 지적한 것을 아스날은 정확히 수행하고 있었다. 




     이번 경기에서 아스날이 맨유를 공략하기 위해 꺼낸 카드는 최근 입지가 많이 불안한 외질이었다.


    아스날은 조밀하게 선수를 배치해 맨유의 공격을 저지해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투입하려했고, 이는 외질에게 더없이 알맞는 역할이었다. 


    또한 외질은 횡적, 종적으로 넓게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쟈카와 함께 빌드업 부담을 나눴다. 


    때로는 쟈카보다도 밑으로 내려와 수비진의 볼을 받아주기도 한 장면을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이는 맨유의 전방 압박에 혼란을 주어 그 강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였고, 아스날이 더 유기적으로 볼을 소유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후반전에는 이미 주중 유로파리그를 뛰고 온 아스날이 전반에도 많이 뛴터라 선수들이 많이 지친 기색이 보였다. - 맨유도 주중 챔스 경기를 소화했으나, 휴식시간이 아스날과는 하루가 넘게 차이난다. - 


    자의반 타의반으로, 전방압박을 조금 자제하고 뒤로 물러서는 움직임을 보였고 맨유는 골을 넣기 위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맨유의 공격은 매서웠다. 


    콜라시나치와 나일스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 컷백을 통한 중거리 등등 맨유는 다양한 루트로 아스날을 공략했으나, 


    결정적인 장면에서 골 결정력의 부재와 레노의 활약으로 끝끝내 골을 넣지 못했다. 


    패배를 아쉬워하던 솔샤르의 인터뷰가 이해되는 수준의 공격이었다.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골대 불운도 겹쳤다. 


    그럼 뭐하나 결국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역시 맨유였다. 이게 맨유가 저지른 마지막 미스였다. 




     맨유는 이제 막 부상 복귀한 마티치, 자주 써보지 않아 어수선했던 4-4-2 수비대형 등, 미스가 잦은 수비로 골을 내줬고, 


    끝끝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좀 더 수비를 가다듬고, 결정적인 기회를 잡아내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맨유는 여전히 강력한 챔스권 경쟁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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