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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밀란 vs AS로마 : 2% 부족했던 공방전
    경기 감상 후기/Serie A 2019. 4. 22. 14:24

      챔스 티켓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세리에A.

    비록 인테르는 다른 경쟁팀들에 비해 한 걸음 앞서있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승점이 필요한 상황이고,

    로마는 밀란이 무승부를 한 틈을 타 4위로 올라갈 기회를 살려야했습니다. 결과는 1-1 무승부로 양 팀 모두 나란히 1점을 가져간 상태이지만, 

    인테르는 타팀과의 격차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미소를 지을 것이고, 로마도 어려운 인테르 원정에서 나쁘지않은 결과였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네요. 

     

     

      앞서 살짝 말했듯, 로마가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인테르에 비해 좀 더 안정적이면서도 활발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인테르의 원정임을 감안해 후방 수비를 단단하게 한 후

    빠른 역습전개를 위해 엘 샤라위와 윈데르가 오랜만에 선발로 나왔습니다.

    홈에서 주도권을 쥐고 플레이를 할 인테르를 의식한 선발 라인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인테르는 로마가 빌드업을 전개할 때, 강력하게 로마를 압박했습니다. 

    톱으로 나온 라우타로 마르티네즈와 그 뒤에 나잉골란이 전방으로 올라와 로마의 센터백인 제수스와 파지오를 압박합니다. 

    압박을 할 땐, 센터백들이 그 앞선에 위치한 크리스탄테와 은존지에게 패스할 루트를 차단하면서 압박해 패스길을 끊어냅니다. 

    위 사진에서는 나잉골란이 제수스를 압박한다고 해놨지만, 사실 두 선수가 어떤 센터백을 압박하는지에 대해선 정해지지않고

    그때그때 가까운 선수가 가까운 센터백으로 압박을 가는 형태였습니다. 

    이 때, 양 윙어인 폴리타노와 페리시치가 풀백을 압박에 로마가 땅볼패스를 통해 패스할 수 있는 루트를 차단했습니다. 

    기본 골격은 이렇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조금씩 변화하며 압박을 가져갔어요. 

     

      위 장면은 기본 골격에서 조금 변화를 가져간 장면인데, 마르티네즈가 파지오를 붙잡고 있고,

    이미 제수스를 압박하기에 늦은 나잉골란은 크리스탄테를 압박해 제수스의 패스길을 차단합니다. 

    왼쪽 윙어인 폴리타노는 콜라로프로 이어지는 패스길을 차단하며 제수르를 압박하죠.

    조금씩 변화는 줬지만 결국 위에서 설명한 방식의 압박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이러한 인테르의 압박은 로마의 빌드업을 방해하는데 어느정도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로마가 압박을 받아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는 겁니다. 

    로마는 압박 때문에 빌드업 루트가 모두 차단당하면 과감하게 전방으로 롱패스를 때렸습니다. 위 장면처럼요.

    대부분의 경우 압박 때문에 롱패스를 때리면 이 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로마는 달랐습니다. 

     

      로마에는 에딘 제코가 전방에 있었거든요. 에딘 제코는 특유의 피지컬을 앞세워 제공권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수입니다. 

    로마는 수틀리면 그냥 롱패스를 때려 바로 제코에게 연결했고, 제코는 이런 롱패스들을 성공적으로 받아냈습니다.

    실제로 제코는 이 경기에서 5회의 공중볼 경합을 성공해내며, 무의미해 질 수 있는 롱패스들을 의미있게 활용했습니다.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때리는 롱패스는 대부분 똥되기 마련이지만,

    그 롱패스를 받아줄 선수가 있으면 그만한 공격루트도 없을겁니다. 

    제코는 이러한 부분에서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선수입니다.

    위 장면에서처럼 급하게 때린 파지오의 롱패스를 받아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낼 뻔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후방에서 오는 롱패스를 위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제코가 오늘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였어요. 

    이 선수 하나 믿고 라니에리가 대놓고 무게중심을 후방에 둘 수 있었으니까요.

     

      위 사진에서, 인테르가 공격을 전개할 때 로마의 필드플레이어 10명 전원이 수비로 내려와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로마는 수비에 많은 선수를 투입해 선제골 득점 전까지는 4-4-2의 형태로 인테르의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특히 2줄의 수비라인은 간격을 좁혀 인테르가 중앙으로 공을 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습니다. 

    로마는 이렇게 수비를 두껍게해 인테르의 공격을 막아내고

    공격을 끊어내는 동시에 빠른 롱패스를 다이렉트로 연결해 공격을 빠르게 진행했습니다. 

    물론 그 중심엔 앞서 줄기차게 설명한 제코가 있었고요.

    제코에게 바로 롱볼을 전달하면, 제코를 보좌하던 펠레그리니, 윙어인 윈데르와 엘 샤라위가 합류해 

    적은 숫자로, 단시간에 공격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렇게 역습 위주로 공격을 전개하다보니, 앞서 말한 4명의 선수 외에는

    공격에 참여할 시간도, 필요도 없었으니 로마의 후방은 언제나 든든히 유지되었고,

    이미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있던 인테르는 로마의 역습을 제대로 컨트롤하기 어려웠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로마의 선제골 장면이 위의 설명한 공격 과정에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공격을 끊어내자마자 기회를 봐서 바로 제코에게 롱볼 연결, 제코가 공격에 가담한 윙어 엘 샤라위에게 패스, 빠르게 마무리. 

    공격 과정에서 제코, 펠레그리니, 양 윙어 4명 이외의 선수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빠르게 진행되는 공격에 인테르의 선수들은 제대로 수비 대형을 유지하지 못한 채,

    공을 잡고 있는 엘 샤라위만 바라보지, 뒷 공간으로 침투하는 제코와 펠레그리니는 놓치는 등 제대로 로마의 공격을 방어해내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 장면에서 섣불리 발을 뻗는 바람에 쉽게 제껴지는 담브로시오와 베시노의 수비가 가장 별로였습니다. 

     

      인테르의 홈임에도 다이렉트하고 간결한 공격으로 간간히 좋은 찬스를 잡았던 로마. 

    공격면에서 로마의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마무리였습니다. 빠르게 공격을 진행해놓고 마지막 패스가 짤리거나, 슛팅이 빗나가는 등 

    한 두번 정도는 더 골을 넣을 수 있었던 장면이 있었지만 놓친게 매우 아쉽습니다. 그 중에서도 윗 장면이 가장 그렇죠.

    조금만 더 기회를 살렸다면 경기 결과는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로 로마의 공격은 날카로웠어요.

     

     기회를 살리지못해 아쉬웠던 로마의 공격에 비해, 인테르의 공격 작업은 고구마 그 자체였습니다. 

    예전에 프랑크푸르트전 리뷰에서도 언급했던것 같은데, 일단 기본적으로 공격하는 선수들의 움직임 자체가 굼떴어요. 

    특히, 로마처럼 두 줄 수비를 견고하게 세웠을 때, 이를 뚫어내기 위해선

    전방의 선수들이 활발히 움직여 줘야하는데, 인테르는 이 부분이 너무 부족했다. 

    그 중에서도, 이런 부분이 가장 모자란게 나잉골란이다. 4-2-3-1 형태에서 중앙 공미로 투입되었으면 스스로 공격을 이끌어나가진 않더라도 

    끊임없이 움직여주며 윤활유 역할을 하던지, 뒷공간 침투나 오프더볼 움직임을 통해 수비 대형을 흐트려 놓던지 뭐 이런 활약이 있어야하는데, 

    나잉골란은 우두커니 서있기만하고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최악이었다. 

     

      발레로가 후방에서 공을 몰고 왔을때, 전방의 라우타로, 나잉골란 등은 그냥 발이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인테르는 할 것 없이 측면에서 크로스 올리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특히 위 장면에서 나잉골란이 좀 빈 공간으로 열심히 뛰어 들어갔다면 분명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위 장면에서 나잉골란이 저 빈 공간 -검은 점선- 으로 뛰어갔가면 로마의 선수인 파지오와 은존지를 끌어 들였을 것이고 

    마르티네즈가 센터백 사이로 뛰어들어갈 공간이 생겼을 것이다. 페리시치는 공을 받은 이후 뛰어들어가는 나잉골란에게 공을 넣어주던지

    마르티네즈에게 크로스를 내주던지 좋은 기회가 났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축구에 만약은 없지만 나잉골란이 좀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면 수비를 흔들어 놓으면서 분명 중앙을 뚫어낼 여지가 있었을 것이다. 

     

     

     인테르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중앙을 통한 공격활로를 찾기 어려웠다.

    특히 로마가 4-4-2 수비 형태에서, 선제골 득점 이후 펠레그리니까지 내리면서

    4-1-4-1 형태의 수비로 중앙을 더 두껍게 쌓으면서 이 현상은 심해졌다. 

    그런 인테르가 취할 수 있는 공격 루트는 폴리타노의 왼발 외에는 남지 않았다.

    공을 폴리타노에게 주면, 폴리타노가 접고 슛팅 혹은 크로스 그게 다였다.

    폴리타노의 왼발이 날카로워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폴리타노의 왼발에만 의지한 공격은 단조로워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상대가 중앙을 틀어막는 바람에 중앙 공격이 여의치 않아지면 측면에서 그 활로를 찾는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측면 위주의 공격을 전개한다고 해서 꼭 단조로운건 아니다. 하지만 인테르는 단조로웠다. 폴리타노가 접는거 말고는 없었다. 

     

     

      두 장면 모두 폴리타노가 전반에 보여준 접고 슛, 접고 크로스 패턴이다. 그나마 인테르로써는 이 왼발킥이 날카로웠던게 다행이었을 것이다.

    로마가 수비 전술을 짬에 있어 실수했던 점은, 폴리타노가 접고 뭔가를 할 것에 대한 대비가 안되어있었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물러서는 바람에 폴리타노가 접어도 견제해주지 못하거나, 콜라로프가 폴리타노를 따라붙지 못한 장면이 꽤 있었다. 

    특히 콜라로프는 이미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폴리타노를 민첩하게 따라붙지 못할 위험이 컸기 때문에, 다른 장치를 마련했어야했다. 

    엘 샤라위는 역습을 위해 전방해 남겨 놓았어야 했다면 크리스탄테와 같은 미드필더가 하프스페이스에서 대기하면서 접는 즉시 붙어준다던지 말이다. 

     

      폴리타노의 왼발이 날카로웠고 꽤 위협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 패턴이 단조로웠다고 말한 건,

    위와 같은 장면이 너무 전반에 없었기 때문이다. 

    로마가 폴리타노를 제대로 막지 못했었을 뿐이지 폴리타노의 플레이나 공격 패턴이 다채로웠던건 아니다. 접고 무언가 그게 다였다.

    위의 장면은 76분쯤에 나온 장면인데, 공을 측면에서 잡고 있을 때, 담보가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하는 장면은 매우 좋았다.

    비록 되도않는 크로스로 날려먹긴 했지만, 저런 변칙적인 움직임이 수비에 균열을 주는 것이다. 저런 플레이가 전반부터 꾸준히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다.

     

      스팔레티 감독은 전방에서 존재감이 너무 미미했던 나잉골란을 빼고 이카르디를 투입하며, 라우타로 마르티네즈를 밑으로 내렸다. 

    이는 꽤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이카르디야 워낙 박스안에서 존재감이 뛰어난 선수고,

    라우타로는 나잉골란보다 더 활발히 전방에서 뛰어줄 선수이니, 

    어차피 폴리타노의 왼발을 통해 측면을 이용 할 거면 박스안에서 좀 더 위협적으로 움직일 선수를 투입하는 것도 나쁘진 않아보였다. 

    그리고 이 수는 페리시치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패턴은 똑같았다. 측면 전환 후, 접고 크로스. 단시 폴리타노가 아니라 담보였을 뿐이다. 

    다만 박스 안에서 이카르디, 베시노, 라우타로가 수비수들을 한 명씩 잡아 놓고나니,

    뒤로 돌아서 헤딩하는 페리시치를 잡을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스팔레티의 교체수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반면 라니에리의 교체수는 통하지 않았다. 전반이 끝남과 동시에 윈데르 대신 자니올로를 투입했는데, 사실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윈데르의 존재감이 워낙 미미했기 때문에 그를 뺀 것 자체는 나름 이해가 가지만, 자니올로의 투입은 좀 의아했다. 

    분명 수비를 두껍게 세우고 양 윙어가 빠르게 합류하는 컨셉의 전술을 들고 왔는데,

    자니올로는 이런 류의 스피드윙어 역할에 적합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투입 이후 아사모아를 벗겨내지 못하고 좋지않은 모습을 보였다.

    결과론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최근 폼의 논의를 떠나서 차라리 스피드로 조지는 클루이베르트가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 

     

     이후에도 주도권을 인테르가 쥐고 경기를 주도했지만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진 못했고, 그마저도 폴리타노 빠지면서 실종됐다. 

    로마도 역습 찬스 노리긴 했는데 자니올로 들어온 순간부터 역습 속도 줄었고 뭐 그러다 끝났다. 

    인테르는, 비록 다른 경쟁팀에 비해 한 발 더 챔스 경쟁에 앞서있긴 해도, 전방에서의 활발함이 다음 시즌을 위해서도 필요해 보이고

    로마는 결정력도 끌어올려야하고, 장기적으로 팀을 이끌어줄 감독도 필요해 보이고, 컨셉 자체는 잘 잡고왔지만 완성도가 더 필요해 보였다. 

    아무튼 내가 이 두 팀의 팬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더 잘해서 보는 즐거움이 높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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